2010년 2월 12일 금요일

바울의 선교, 우리의 선교(Roland Allan)

Allen의 "바울의 선교, 우리의 선교"를 새롭게 읽었다. 안식년(2009년 9월)에 한국에 들어갔을때, 파송교회인 예수마을교회의 목사님이 추천해주신 것이 계기가 되어서 읽게 되었다. 목사님이 말씀하시기를 영국에서는(영국에서 장기간 계셨다) 선교에 관심이 있거나, 선교사로 나가는 사람은 필수적으로 이 책을 읽는다고 한다. 마침 책에 굶주려 있던 터이고, 선교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는데, 이 책은 매우 유익했다. 책이 내용이 좋아서, 두번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틈틈히 볼 생각이다.

저자 알렌은 성공회 선교사로, 1895년-1903년까지 두 차례 중국 북부 지방에서 사역을 했고, 건강상의 이유로 영국으로 귀국해 목회를 하면서, 계속해서 선교에 대한 저술을 했다. 그는 바울의 선교에 대해서 깊이 있는 성경묵상을 하였고, 이를 기초로해서 우리가 행하는 선교에 대해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의 이런 강연과 저술은 예언자적인 것이었다. 당시의 사람들이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말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본인이 말했듯이 그의 저서들은 현대에 들어서서야 비로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고 명성도 얻었다.

이 책을 저술할 당시, 알렌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혹은 중국, 말라이지아, 브라질, 필리핀 같은 나라들에서 또 다른 세계로 타문화권 선교사들이 나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서구권선교사들의 출현과 세계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이제 선교는 모든 지역에서 모든 지역으로 행해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알렌의 지적들은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그는 서구선교가 범했던 동일한 잘못의 범주로 들어가고 있는 우리 비서구권선교사들의 잘못에 보다 성경적인 경고를 해주고 있다.

알렌은 이 책에서, 먼저 바울의 선교적 원칙에 대한 우리의 오해를 기술한다. 그리고 과연 바울의 선교가 그러했는가? 살펴보면서, 진정한 바울의 선교원칙을 설명해낸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의 선교가 얼마나 바울의 선교적 원칙과 거리가 먼가를 보여준다. 이런 대비적 설명은 우리가 어떠한 원칙과 자세로 선교에 임해야 하는가에 대한 제대로된 그림을 보여준다.

나는 이 책에서, 알렌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한가지 점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가 해야할 중요한 한 가지는 "피선교지의 형제, 자매들과 그들 가운데 운행하고 계신 성령님을 깊이 신뢰하는 것"이다. 나는 그의 이 반복적인 강조가 매우 적절하다고 믿는다.

선교대상자이며 동시의 선교의 열매인 그들을 어떠한 마음과 태도로 대하는가? 그들을 계속해서 어린아이로 대하고, 믿어 의심하고, 맡기지 않고, 체크하고, 평가하고, 지시 감독하고 하는 것은 그들을 진정으로 신뢰하지 않는 것이며, 이는 곧 가장 큰 계명인 사랑을 행치 않는 것이다. 사랑은 믿는 것이다. 상대방을 깊이 신뢰하는 것이다. 맡길 수 있는 것이다.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그들 가운데 역사하고 계신 성령님이 곧 내 안에서 역사하셨던 성령님임을 믿는 것이다. 피선교 대상자들을 믿어주지 않고, 맡기지 않고, 위임하지 않는 것은, 그들 가운데 계신 성령님이 곧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바로 그 하나님임을 믿지 않는 불신의 문제인 것이다.

선교지의 형제, 자매들이 우리와 다른 것은 사실이다. 어린아이처럼 보일 수도 있다. 내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그들의 유아시절을 도왔기 때문에, 그들을 장성한 어른으로서 대하기가 쉽지 않은 면도 있다. 또 그렇게 하다가 선교지에서 이런 저런 사고가 난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행야할 선교는 예수님이 이 땅 가운데서 우리에게 행하심을 본받아야 한다. 죽기까지 우리를(제자들을) 믿어주시고, 그 믿음(신뢰)때문에 죽으시고, 사랑이 무엇인가 보여주셨다. 그 사랑이 나를 감동하고 움직여서 여기까지 오게 했고, 그 일련의 거듭남, 헌신, 현실의 삶을 성령님이 인도하시고 역사해주셨다. 바울의 선교적 원칙도 동일했다. 현지 사람들을 어떤 틀이나, 법, 규칙에 매여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믿음, 소망, 사랑의 원칙 가운데 그들을 사랑하기에 신뢰(믿음)했고, 성령님을 믿기에 소망가운데 위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랑에 기초한 신뢰(믿음), 소망이 주의 몸된 교회를 선교지에 든든하게 서게하며, 사람들을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게 한다.

예수님이 나같은 자를 믿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소망으로 바라보셨음을 늘 기억할때, 아무리 어리고 연약해 보이는 이들도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 현장을 경험하면서, 갈수록 느끼는 것은 결국은 믿음, 소망, 사랑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결국 선교는 믿음, 소망, 사랑으로 향한 끝없는 몸부림인 것이다.

알렌의 책을 내 나름대로 정리, 묵상한 결론은 "선교는 믿음, 소망, 사랑의 문제로 귀결된다. 사랑을 가지면, 믿음과 소망이 생겨난다. 하나님이 내 안에 부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으로(롬5:5 "소망이 부끄럽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을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바 됨이니"), 그들을 깊이 신뢰하고, 그 사랑과 믿음 가운데,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전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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