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4일 화요일

요즘 동경은

# 1
요즘 동경은 평온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어제와 그제 근 3주만에 강한 여진이(4도, 3도 정도) 연이어 오기도 했고, 핵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는 여전히 느린 해결을 보이고 있지만,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여진보다 방사능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아마도 매일 살아가야하는 "일상(日常)"인 것 같다. 여전히 해가 떠오르고,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니, 사람들은 일상에서 주어지는 출근을 하고, 학교를 가고, 해야할 일들을 해 나간다. 그 무엇도 이 일상을 멈추게 할 수 없다. 대지진이후에 잠깐 일상이 멈추긴 했다. 한 두주 정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일상을 유지하려 무던히도 애썼다. 그리고 그 와중에 동경은 다시 일상속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외식도 많이 하기 시작하고, 밖으로 바람을 쐬러 놀러가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 전에 하던 것들을 다시 하고 있다. 조심하고 자중하던 분위기에서, 더 이상 그렇게 지내면, 일본 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대세를 이루면서, 사람들이 움직이고 소비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일상이 지진과 방사능 문제를 삼켜가고 있는 것 같다. 뭔가 아직도 문제가 있다는 느낌도 있고, 이런 저런 소문도 있지만,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야하는 민초들에게 문제와 소문은 멀고, 일상은 가깝다. 

# 2
최근 좋은 소식 한 가지는 생수를 제한 없이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방사능 물질이 수돗물에서 검출된 이후, 사람들이 생수를 사서 수돗물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동경의 경우 근 두달여간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것이 힘든 일이었다. 두 달간 자판기 대국 일본의 거리거리마다 있는 자판기에서 생수가 사라졌다. 생수를 팔지 않는 상점들도 많고, 팔아도 한 가족당 2리터짜리 한 병만을 겨우 살 수 있었다. 그래서 생수를 사는 것이 일아닌 일이 된 두달이었다. 그런데 지난 주부터 이 제한이 풀렸다. 그리고 한국에서 들어 온 생수가 많이 보였다. "제주 삼다수" 여섯 통을 사가지고 돌아오는데 참 기분이 좋았다. "이제 안전한 물을 어렵지 않게 살 수 있겠네!". 지진이 나기 전에는 생수가 그렇게 귀한줄 몰랐는데 말이다. 어디 생수뿐인가? 전철이 그렇게 편한 수단인지? 전기가 그렇게 유용한 것인지? 땅이 흔들리지 않는 다는 것이, 공기가 깨끗하다는 것이 그렇게 소중한 것인지? 하나 하나의 일상이 그렇게 귀한 것인지 잘 몰랐었다. 그런 소중한 하루 하루의 일상이 돌아오고 있다.  

# 3
닛포리 화인교회, 우리가 섬기는 교회는 거의 정상을 회복했다. 대지진 이후 사람들이 많이 급거 귀국하고, 남아 있던 사람들도 무엇인가?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힘들어 했었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난 지금, 중국에 일시 귀국했던 사람들도 돌아왔다. 지난 주일에는 우리 아래 1층의 일본 아주머니도 어린 아들을 데리고, 두 달 반만에 동경으로 돌아왔다. 지진으로 힘들어하다가 남쪽 친정집으로 피난 갔었는데 돌아온 것이다. 다들 일상에 복귀했다. 교회도 지진으로 뭔가 무거워지고 침체되었던 분위기에서 점점 벗어났다. 5월초부터는 우리 스스로도 무거운 분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뭔가 새로운 힘이 생기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적긴 하지만, 지진이후에 동경으로 유학 온 중국학생들도 있고, 그들 가운데 한 명이 신실하게 교회에 나오고 있다. 누군가 중국에서 일본에 공부하러 새로이 온 다는 사실, 즉 이런 일상으로의 회복이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














2011년 4월 20일 수요일

일본그리스도인들의 대지진에 대한 반응과 대응 3 - 콘도 요시야 목사님 이야기


지진 피해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계신 콘도 요시야 목사님의 말씀이다. 이 짧은 영상은 일어와 영어자막으로 제공된다. 동역하는 일본 OMF 동역자로부터 소개받은 비디오다. 짧지만, 현장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목회자로서 지금 피해현장에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 자신의 현장 봉사 경험과 목자의 마음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어 피해현장의 필요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디오 내용을 간추려보면, "현재 현장에는 고통스러운 재난의 경험으로 사람들의 마음이 두려움, 고통, 슬픔으로 가득차있으며, 이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 주고 치료해줄 수 있는 교회 공동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피해현장의 사람들은 외부에서 들어와 자신들이 겪은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한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말 벗이, 친구가, 함께 고통을 나누어줄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다." 이 분의 이야기는 교회공동체가 제대로 설 수 있다면 지역 사역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게 한다. 왜냐하면, 지진피해 지역은 지금 '無' 에서 부터 다시 시작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일본 전체적으로 교회가 많지 않지만, 그중 동북부 지역은 더욱 교회가 적다. 교회가 없는 마을도 많고, 큰 마을에도 겨우 하나의 교회만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콘도 요시야 목사님은 바로 이 지역에 이제 새로운 교회 공동체가 세워져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도 이것이  우리가 피해지역과 주님들을 돕는 중요한 하나의 길임을 깊이 동감한다.

현재, 피해현장에 대한 구호활동은 "구호품 전달 -> 현장 복구를 위한 노동력 봉사(청소 등) -> 재건을 위한 노동력 봉사(주택 수리 등) -> 교회 재건 및 교회 개척" 의 흐름으로 전개되어 간다. 특히, 교회 개척은 때가 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이에 합당한 개척 인원이 준비되어야 함으로, 지금부터 기도하며, 살피고, 사람과 필요한 재정을 준비해야할 장기적인 프로젝트다.




박수민, 송수아의 4월 기도편지입니다.

안녕하세요?

동경의 박수민, 송수아 선교사입니다.

일본에 있었던 대 재난 가운데서도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이 
하나님 나라와 일본열도와 저희교회와 가족에게 큰 힘과 능력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재난 지역의 복구와 복음 전파와 일본의 영적 부흥을 위해 함께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닛포리 화인 교회에 몇가지 기도제목이 있어 여러분께 메일을 드립니다.

이번 4월24일 부활절 예배에서 두 명의 중국형제(리원꺼 李文革、진위엔쩌 金元哲)가 세례를 받습니다. 그리고 부활절 세례식에 예수님을 모르는 친구들이  여러명 참석할 예정입니다. 

  1. 이번 세례식이 성령의 충만한 역사하심 가운데 이루어지고, 세례받는 두 형제가 큰 은혜를 받고 완전히 새로워지는 시간이 되도록
  2. 교회 처음 오는 새로운 친구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만나고, 교회에 잘 정착하도록


아울러 저희 일본 비자가 5월7일에 만료되고, 새롭게 비자를 신청하게 됩니다. 

  3.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순적하게 새로운 비자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사랑을 전합니다.

주안에서 박수민, 송수아 올림

2011년 4월 19일 화요일

그리웠던 평범한 주일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지 한 달이 넘었다. 그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런가운데, 난 주 4월17일 주일은 오랜만에 평범함을 되찾은 주일이었다. 지난 한 달은 평범한 생활이 아니었다. 그래서 참 평범한 날이 그리웠다. 평범에게 지낼 수 있는 하루 하루가 그리웠다. 그냥 평범할 수 있는 일상을 돌아갈 수 있을까? 의문도 들었다. 무엇을 해도 마음이 무겁고 평범하지 않았던 지진 후 한 달이었다.

그 동안, 이곳 동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꼈던 것은 답답함과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불안감이었다. 무엇을 해도 마음 저변에는 답답함과 불안감이 깔려 있었다. 이 마음 속 깊은 정서적 기류가, 사람들로 하여금 기쁜 일이 있어도 그렇게 기쁘지 않고, 신나는 일이 있어도 그렇게 신나지 않고, 재미 있는 일을 보아도 그렇게 재미있게 느끼지 못하게 했다. 특히 한 주 전에 있었던 큰 여진은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어렵게 만들었다. 여진, 방사능 누출, 수돗물 오염 등의 소식들은, 꼭 가슴에 배낭 하나만한 돌을 안고 사는 것 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고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도 주일이 되면 "오늘 여진이 쎄게 오면 힘들텐데, 전철이 운행 중지 될 수 도 있는데....... 오늘도 무사히......" 이런 생각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주일부터 조금씩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아주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일상의 회복이"라는 변화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감지되었다. 그 날에는 지진과 방사능을 피해 잠시 중국으로 돌아갔던 형제, 자매들 중 두 명이 일본으로 돌아와 예배에 참석했다.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니, 객관적으로도 위급상황은 이제 일단락이 됐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그리고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한 자매가 세 명의 친구들을 교회로 인도해 왔다. 새로운 친구들이 오니 전체적인 분위기에 활력이 생겼다. "회복, 상승"이라는 말들을 생각나게 하는 분위기의 하루였다. 형제, 자매들의 마음도 그 전보다 많이 자유로워 보였다. 즐거운 마음으로 나눔의 시간을 즐길 수도 있었다. 그리고 함께 한달을 지내온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같이 위기를 겪고 넘어가고 있다는 일종의 운명 공동체의 동지의식 같은 것도 생겼다. 

이들을 보면서, 그리고 주일을 섬기면서 우리가, 그리고 교회가 지금 이 땅에서 해야 할 또 하나의 사명을 발견했다. 그것은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사망이 화살처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쏘아대는 이 땅에서, 견고하며 흔들리지 않으며, 더욱 주의 일, 바로 일상에서 해내야 할 일에 힘 쓰는 자들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형제, 자매들을 격려하고, 어깨를 도닥거려 주고, 믿음과 소망을 선포하는 것이다. 지금 이 희망의 소식을 들을 자들을 하나님이 주의 몸된 교회가 보내주고 계신다. 

돌아오는 주일은 부활주일이다. 죽음의 권세를 파하고 이 땅에 생명을 주신 주님의 부활의 날이다. 

"이 썩을 것이 썩지 아니함을 입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을 때에는 사망이 이김의 삼킨 바 되리라고 기록된 말씀이 응하리라, 사망아 너의 이기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의 쏘는 것은 죄요 죄의 권능은 율법이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이김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며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앎이니라"(고린도전서15:54-58)

아멘! 아멘! 아멘! 아멘! 아멘!

이번 부활주일에 우리 교회에서도 두 명의 중국형제(리원꺼, 진위엔쩌)가 세례를 받는다. 지진으로 소동치던 한 달이었지만, 이들은 그 가운데서도 꾸준히 세례식을 준비해 왔다. 이들 가운데 성령의 감동과 새 생명의 역사가 있었다. 감사! 감사! 감사! 감사! 

주님은 전혀 흔들림 없이, 그들 가운데서 주님의 일을 해오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렇게 행하시도록 본을 보여주셨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이 땅에서 걸어가야 할 길이다. 

"우리에게 이김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며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오랜만에 활기찼던 주일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