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5일 목요일

잊혀지지 않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몇 가지

## 에피소드 1

선교지인 일본에서 지내다가 한국에 잠시 귀국할 일이 생겼다. 오랜만에 접하는 한국이었다. 오랜만에 가족들, 친척들을 만났다. 하루는, 누님과 조카들이 와서 즐겁게 만나고, 집에 갈 시간이 되었다.마침 집에 동생 차가 있어서, 오랜만이긴 하지만, 면허증도 있고, 일본에서도 계속 운전하던 터라, 차로 역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간만의 한국에서의 운전이고 해서 긴장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고, 집을 나섰다.

도로로 잘 진입해서 사거리를 지나는데 저 앞에 경찰차가 서 있고, 교통경찰들이 도로를 점하고 뭔가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가서 보니, 음주운전 여부를 측정하는 음주단속이었다. 앞의 차들이 지나가고 점점 내 순서가 다가오는데, 순간 음주단속에는 어떻게 응하나? 하는 당혹스러운 문제가 생겼다. 일본에서 운전할 때, 내가 살던 곳에서는, 한번도 음주단속을 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음주단속을 받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잊어버렸다.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하더라?? 기억이 안난다. 마침내 내 차가 단속경찰 옆에 섰다. 긴장된 마음으로, 차창을 내렸다. 단속경관은 인사를 하고서는, 단속용 측정기를 내 입 가까이 들이민다. "아 이럴 때 어떻게 하더라? 생각이 안난다". 생각이 안나면, 습관대로 나간다.

일본에서 "일본에서는 뭐든지 세게하면 안된다"는 훈련을 생활에서 단단히 받고 있던 때라, 그 생각이 내 생각과 행동을 지배했다. 일본에 있으면서 형성된 내 습관은, 무엇을 하든지 할 수 있으면, 할 수 있으면 부드럽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하아 --" 하고 최대한 부드럽게 불었다. 그러자 바로 짜증섞인 단속경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후우 -- 하고 쎄게 부세요!" . "네" 하고 다시 "후--"하고 쎄게 불었다. 경관 말을 들으니 생각났다. "하--가 아니고, 후--였지". 뒤에서 누님과 조카들이 웃고 난리가 났다.


## 에피소드 2

사역지에 부임해서, 하나님의 은혜로 세례를 베풀기회가 주어졌다. 감사한 일이었다. 그런데 나는 장로교 목사지만, 내가 부임해서 사역하고 있는 교회는, 침례교의 영향으로 세워지고, 그 문화를 가지고 있는 국제단체의 교회였다. 그래서 세례는 꼭 침례로 행했다. 교회 일층에 침례실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경험이 없는 터라, 담임목사님으로(이분은 전체 교회와 일본인 사역을 책임지고 계셨고, 나는 중국어 예배를 섬기고 있었다) 수고하고 계신 선배선교사님으로부터 단단히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사전에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복장은 어떠해야하는지? 실제적으로 세례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떻게 물 속에 잠기게 하고, 일어서게 해야하는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가르침을 받았다.

그리고, 그 가르침의 거의 맨 마지막에, 이런 조언이 있었다. "박선교사님! 그리고 내일 우리도 하얀 색 바지와 와이셔츠를 입고, 침례탕으로 들어가니, 할 수 있으면 속옷은 색깔있는 것들은 피하고, 하얀색으로 입으세요! 다 비칠수 있으니까?". "예 잘 알겠습니다". 긴장을 늦출수 없는 일본교회라(참고로, 우리는 일본교회안의 중국어 예배였다), 배운 것을 다시 생각하고 준비했다. 물론 가르침 받은대로 나는 위아래 하얀 속 옷을 입었다.  

세례일이 되었다. 주일 예배후에 세례는 세례실에에 은혜롭게 진행되었다. 하나 하나 잘 마무리 되었다. 처음 섬겨보는 세례라, 담임목사님이신 선배님이 직접 세례탕에서 인도도 하시고, 도우시고 했다. 무사히 잘 마치고, 회중들이 앉아 있는 홀과 통하는 세례실 창문을 닫고(이 창문을 통해서 회중은 침례상황을 지켜 본다), 선배님이 먼저 나가시고, 그 뒤를 이어 내가 나갔다. 세례통(작은 목욕탕의 욕조처럼 넓고 깊어 계단으로 진입하고 나가게 되어 있다)의 계단으로 밖으로 나오는데, 아! 선배님의 하얀 젖은 집례복 속으로 선명하게 드러나는 " 땡땡이 무늬 속옷......"r그토록 주의를 주셨던 선배님께서 땡땡이를 입으셨다니...."하하하! 이래서 땡땡이는 안되는 구나!".  그 날의 땡땡이 잊혀지지 않는다.


## 에피소드 3

이 일은 내가 겪은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직접들은 것이다. 지금은 20여년 가까이 사역한 선임 선교사의 이야기다. 그는 미국출신으로 현재는 한 국제기관의 한 지역을 책임 지는 베테랑 선교사가 되었다. 그가 갖 일본에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다.

처음에 일본에 와서, 모르는 것이 많으니, 선임선교사가 사역하는 교회에 임명되 이런 저런 일을 도우면서 일본어를 배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성찬주일이었다. 선배 선교사는 성찬주일을 준비하며, 이 신임 선교사가 일본어도 잘 못하고, 특별히 시킬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성찬용 빵을 사오라고 시켰다. 신임 선교사는 빵집에 가서 적절한 빵을 골라서 사왔다.

성찬주일이 되었다. 선임선교사는 성찬식을 진행했다. 엄숙하고 진지하게 그리고 은혜롭게 말이다. 찬양하고, 기도하고, 설명하고, 선임 선교사는 예수님의 몸인 빵을 사람들 앞에서 높이 들고,  " 예수님은 이렇게 몸을
찢기셨습니다" 하고 빵을 뜯었다. 아 불싸! 빵이 맨빵이 아니라, 쨈 빵이었다. 쨈이 터지고, 흐르고..... 신임 선교사는 몸둘 바를 모르고, 선임선교사는 수습하느라 바쁘고, 그렇게 그렇게 은혜로운 성찬식은 끝났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그 주인공 신임선교사는 이제 책임자가 되어서 그때의 일을 즐거이 사람들에게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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