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사람
내가 이만열 목사님이 기도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이만열 목사님과의 개인적 만남을 통해서다. 이목사님을 알게 된 것은 1999년 북경에서 있었던 제3회 KOSTA CHINA에서였다. 이목사님은 중국유학의 대선배로, 현역 중국선교사로 강의를 위해 오셨다. 나는 당시 한국에서 신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후배들의 KOSTA CHINA 진행을 돕기 위해서 북경에 와 있었다. 그렇게 이목사님을 알게 되었다. 이후(아마도 2000년 겨울) 나는 일본에서 중국유학생을 선교하기 위한 단기 사역을 준비할 기회가 있었고, 그때 이만열 목사님을 강사로 모시고 갔다. 그곳에서 며칠을 지내면서 이목사님을 처음으로 인격적으로 만나고 교제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목사님은 참석한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겨주시고 인격적으로 교제해주셨다. 그때 목사님이 모임을 이루면서,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물어보면서 메모지에 적으셨다. 그렇게 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앞으로 날마다 기도해주시겠노라고……
그리고 한 1년 후로 기억한다. 이목사님이 잠시 한국에 오시게 되어서 나는 인사차, 교토에 갔던 단기팀 멤버들과 함께 홍은동에 있는 삼덕교회 원로 목사관으로 찾아 뵈었다. 목사님은 반갑게 우리를 맞이 해주셨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안부를 물어보셨다. 그리고는 놀랍게도 그 자리에 오지 못한, 그렇지만 함께 교토에 갔던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시면서, 안부를 물으셨다. 우리는 놀라서, 어떻게 여기에 있지는 않은 그들의 이름을, 일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고 계신지 여쭤보았다. 이목사님이 말씀하시기를 1년 전에 기도해주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그 후로 날마다 그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한다고 하셨다. 약속대로 기도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것도 매일 매일 이름을 불러가면서 말이다. 함께 같던 친구들은 참 감동을 많이 받았다. 노종이(당시 84세) 매일 매일 우리의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해주셨다. 신실하게 말이다.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셨기에, 이름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 후,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이목사님이 사역하고 계신 사이판 華人교회(Chinese Christian Church of Saipan)에서 2002년 3월부터 1년간 사역중국어 훈련을 받으시면서 목사님을 가까이서 뵙고 지낼 기회가 있었다. 목사님은 사모님 소천 후에 혼자이셨기 때문에, 아내와 나는 목사님과 한 집에서 살게 되었다. 그 집에 살면서, 나는 목사님이 어떻게 기도하시는지 알게 되었다. 목사님은 매일 새벽 1시간 반정도 기도하시는데, 1500여명의 이름을 다 불러가면서 기도하셨다. 그 얘기는 1500여명의 이름을 매일 외워서 기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1500여명은 목사님이 일생 동안 살아오면서 만난 사람들이다. 목사님은 그들을 마음에 새기고 매일 기도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렇기에 몇 년 동안, 아니 수 십 년 동안 못 만난 사람들의 이름도 외우고 계셨던 것이었다. 한번은 목사님이 거의 10여년 만에 만난, 한 필리핀 중국인 교회 장로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인사를 하셨더니, 그 장로님이 깜짝 놀라면서 어떻게 제 이름을 아시지요? 하셨다. 그랬더니 이목사님이 이렇게 대답하셨다. “왜 내가 매일 기도하겠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매일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했습니다. “그 동안 평안하신지요?”.
나는 이목사님에게 어떻게 해서 이런 기도를 하게 되셨는지 여쭈어보았다. 이목사님이 서울 삼덕 교회를 개척하실 때, 요한복음 10장을 읽던 어느 날, 3절 “……그가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 말씀에 은혜를 받으시고, 그 후로 지금까지 매일 섬기던 교회의 교인들, 기도가 필요한 지인들을 위해서 날마다 이름을 불러가면서 기도하셨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많지 않았는데, 갈수록 늘어 지금은 이렇게 많은 이들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받은 바 은혜의 말씀을 성실하게 순종하면서 일생을 살아오신 것이었다. 그리고 이 작은 순종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은혜를 끼쳤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성실하게 순종하는 좋은 예를 남긴 것이다.
이만열
목사님의 기도의 모범은 오늘도 내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목사님을 배우려면, 한 참 멀긴 하지만, 이 목사님의 선한 영향력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며, 나와 만나게 해주신 사람들을 마음으로 품고 기도하는 기도의 세계가 새롭게 열리게 되었다. 나의 경우 한 200여명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습관이 조금씩 자리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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