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간 중국과 한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나간 김에 이곳 저곳을 들러보고 와야 하는 상황이라, 조금은 많은 일정(두 번의 컨퍼런스와 한 번의 집회인도)을 소화해 내야하는 출장이었다. 바쁘긴 했지만 적지 않은 소득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번 출장에 있었던 일들을 큰 덩어리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내가 속한 GP선교회의 제1권역 대회 참석했다. 3년에 한번 있는 전체 권역(일본,C국,N)의 선교사들이 함께 모이는 대회였다.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함께 일하는 분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좋은 강의로 도전받는 시간이었다.
둘째는, 내가 중국에서 유학할 때 몸 담았던 북경에 있는 한 교회 출신 사역자들의 모임에 참석했다. 이 모임은 내게 소중하고 의미가 큰 모임이다. 청년시절 함께 유학을 하다가 헌신했던 친구들이 이제는 사역자가 되어서 이곳 저곳에서 흩어져 중국인들을 섬기고 있다. 숫자만도 30 여명에 이른다. 이런 이들이 함께 모여 사역현장의 희,노,애,락을 나누며 배우는 시간이었다. 만나고 싶던 얼굴들을 봐서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어디서도 맛보기 힘든 친밀감과 깊은 유대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첫 날 북경 공항에 도착하니, 세 분의 남자 집사님들이 마중 나와계셨는데, 그 중 두 분은 나와 유학시절 같은 집에 살았던 형제들이었다. 중국의 아파트 방구석에서 함께 먹고, 자고, 공부하면서, 형 동생하던 친구들이, 이제 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고, 회사의 중간 간부들이 되어 중국에서 일하고 있었다. 간단한 자필 프랭카드까지 들고 나와서 대대적으로 환영해주는 그들을 만나니 꿈만 같았다. 오래된 친구들, 교회 어른들, 청년 간사들, 이런 저런 지인들을 만났다.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고 예배했다. 우리는 선교를 지향하는 하나의 커다란 영적인 가족 공동체(Missional Family)였다. 풀타임으로 사역하고 있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 안에서 믿음으로 살아가려고 몸부림치는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도전 받았다. 그야말로 이 시대는 "그 누구나 선교사이며, 그 어디나 선교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는, 북해도에서 사역했을때 헌신하고 지금은 중국으로 돌아간 한 가정을 심방했다. 우리는 그 부부만을 만나기 위해서 북경에서 또 비행기를 타고 그곳까지 날아갔다. 그리고 하루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우리에게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그것 이상으로 그들이 하나님께 소중한 사람들인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작년부터 우리를 기다렸던 형제의 어머니의 바램에 응답하고 싶었다.
이들은 신실한 가정이다. 일본에 유학와서 예수님을 만났고, 헌신해서 지금은 중국에서 주님을 섬긴다. 그들과 주변의 가족들, 친척들을 만나면서 하나님이 신실하게 이들을 인도하고 계심에 감사했다. 삶 자체가 증인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감사한지! 우리 하나님은 정말 신실하신 하나님이시다.
넷째는, 모처의 사역지를 방문해서 강의를 하는 것이었다. 사실 강의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지금 중국내 사역지들은 극도의 긴장상태에 있는 것 같다. 그 곳도 그 영향을 받고 있었다. 이로인해서 비록 계획된 일들은 못했지만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은 가질 수 있었다. 내 눈으로 한 헌신된 부부를 통해서 빚어진 젊은 중국 일꾼들이, 힘 차게 뻗어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중국의 각 처에서 심지어 해외에까지 나아가, 증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을 보면서 선교에 있어서도 도래하고 있는 중국시대를 새삼 목도하게 되었다.
그리고 "선교사는 존재의 메시지"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했다. 겸손하게 현지인을 섬기는 노선교사 부부의 존재, 그 존재가 가지는 메시지는 반향이 컸다. 사람들의 삶의 변화되었고, 그들을 통해 곳곳에서 주님 나라가 세워지고 있었다. 그 분들의 존재는 그 자체가 생명의 메시지였다.
이번 출장을 통해서 얻게 된 좀 더 생각해보고 연구할만한 중요한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것은 선교적 가족 공동체(Missional family)에 대한 것이다. 친구들과의 모임도 그렇고, 중국인들 사이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선교사 파송단체의 구성도 그렇고, 좀 더 창의적이고 대안적인 방향의 선교단체들이 중국인들 사이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 심플한 행정과 재정 시스템을 유지하지만(심지어 함께 묶여있지 않지만), 강력한 친밀과 유대를 통해, 케어하고, 공동체적으로 창의적 사역을 펼쳐나갈 수 있는 모임 혹은 단체들에 대해서 연구를 좀 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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