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6일 토요일

일본 대지진, 그가 우리에게 주는 변화들 1 - 헤어짐

오늘 우리에게는 특별한 한 형제가 저녁 7:00 비행기로 일본을 떠났다. 잠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일본 생활을 접고 중국으로의 귀국 길에 오른 것이다.

이번 일본 대지진은, 많은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이 일본을 떠나는 계기가 되게 했다. 우리 닛포리 화인교회에서도 형제, 자매들 중에 남쪽으로 피난을 가거나, 이 참에 일본을 떠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지금 일본을 떠나는 사람들 중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한 종류는 잠시 어지럽고 위험한 동경을 떠나 추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일본에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에, 이번 사태가 안정되면 다시 돌아와서 지속적으로 일본에서 생활을 할 사람들이다. 또 한 종류는 이번 지진을 계기로 아예 짐을 싸는 케이스다. 꼭 일본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치엔허 형제는 후자에 속한다. 취엔허 형제가 일본을 아예 떠나리라고는 우리 중에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왜냐하면 형제는 누구보다도 이 난국에 침착했고, 동요가 없었다. 그가 지속적으로 해오던 새벽과 저녁 아르바이트도 성실하게 지속했고, 이미 전문대학에 합격해서, 막 입학금도 납부한 상태였다. 주변의 형제 자매들이 피난 갈 때도 형제는 요동함이 없었다. 마침 그 때 우리 집에 손님이 있어서, 내가 형제 방에서 같이 잤는데, 지진후 첫 날이라 여진이 너무 많아서 나는 거희 한 숨도 제대로 못 잤다. 그런데 치엔허 형제는 코까지 골며 잠을 잘 잤다.

그런 치엔허 형제가 귀국을 결심하게 된 것은 중국에 있는 가족들의 걱정 때문이었다. 형제는 매일 같이 전화해서 위험한 일본을 떠나라는 가족들의 사랑과 매달림에 손을 들어 버렸다. 그래서 자신이 귀국함으로 가족들이 더 이상 걱정 안한다면 귀국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입학금을 냈던 학교에 가서 자퇴서를 쓰고, 입학금 반환을 신청했다. 그리고 바로 비행기표를 구해서 결심한지 10여일 안에 떠나게 된 것이다.

우리는 형제의 결정을 막거나 반대하지 않았다. 너무나 아쉽고 헤어짐은 싫었지만, 그의 결정을 존중했다. 그리고 그 결정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음을 느끼고 있었기에 아쉬운 마음을 빨리 정리했다. 그리고 축복해 주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든 형제가 신앙적이나 생활 면에서도 중국에 잘 정척할 수 있도록 중국내  지인을 찾아 연결해 주고 교회도 소개시켜 주었다. 여기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의 삶과 생명 주님의 것이고, 주님이 인도하심의 우리의 인도하심보다 확실하고, 그의 손이 우리 손보다 안전하니 믿음으로 보냈다.

지금은 인간적으로 아쉽지만, 후에 아름답게 그리고 놀랍게 복음 전하는 동역자로 만날 날을 기대하며 보냈다. 우리 생각보다 더 빨리 그를 선교의 현장으로 파송한다고 생각했다.

취엔허 형제는 우리에게 특별한 존재였다. 아내의 일본어 학교 클래스메이트였는데, 전도해서 우리교회에 왔고, 작년 10월 우리 교회의 첫 세례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10월부터 우리 집에 들어와서 같이 살았다. 반년을 한 지붕, 한 솥밥을 먹으면서 지냈다. 아이들에게는 삼촌이었고 우리에게는 아들과 같았다. 같이 웃고 울고 행복하게 지냈던 반년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형제를 보면서 많은 위로와 보람을 느꼈다. 희망도 가졌다. 무럭 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선교사가 될 것을 기대하고 기도하고 여러 모양으로 비전을 심으려 노력했다. 형제도 이에 반응하고 많이 자라났다. 형제는 우리에게 있어서, 동경에서 가정교회 형태로 사역을 시작한 것과 공동체적 제자훈련을 시작하게 된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고 올바른 결정이었음을 증명해주는 증인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안식년에는 치엔허 형제와 함께 아프리카에 선교사로 가서, 함께 아프리카 중국인 교회를 개척할 꿈을 나누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대지진으로 그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생각지 못한 것이긴 하지만, 마지막에는 선을 이룰 것을 깊이 신뢰한다.

이번 일본 대지진은 많은 사람들의 인생 항로를 바꾸어 놓았다. 단단한 바위를 만나 방향을 예측할 수 없게 튀오 오르는 공처럼, 지금 사람들의 인생이라는 공은 대지진을 만나 이리 저리 인생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게 튀어 오르고 있다. 아무도 내일 일을 말할 수 없게 되었다. 내일 여기에 있을지, 다른 곳에 있을지, 돌아 올지 떠날 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몇 년에 거쳐서 해야 할 신중한 결정들이, 지진 후 두 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고 있다.

아주 중요한 헤어짐인데도, 지금 동경상황이 긴급한지라, 변변하게 송별회도 못해주고 조촐한 점심을 함께 하고, 몇 몇 형제, 자매들과 함께 기도해서 보냈다.

먼저는 땅이 요동했고, 이에 바다도 하늘도 요동했다.
그리고 지금은 사람들의 마음이 요동치고 있다.
아무도 내일 일을 얘기할 수 없게 되었다.
지금 이 곳에는  땅도, 바다도, 하늘도, 사람들의 마음도 굳게 서지 못하고 있다.

골로새서 2:6,7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 7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입어 교훈을 받은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

떠남과 남음, 헤어짐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다 조금 앞당겨졌을 뿐이지, 언제가 올 것들이었다. 문제는 우리가 지금 흔들리며, 요동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땅, 바다, 하늘이 흔들려도 우리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이미 받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히브리서 12:28 
"그러므로 우리가 진동치 못할 나라를 받았은즉  은혜를 받자 이로 말미암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찌니" 

지금은 굳게 서는 믿음, 영원한 반석되신 주님 안에서 믿음에 굳게 섬이 절실한 시기다.
진동치 않는 나를 받은자답게 감사를 넘치게 하며,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께 예배해야 할 때이다.

주님! 우리로 믿음에 굳게 서서 흔들리지 않게 하소서!! 감사로 넘치며,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주님께 예배케 하소서!

헤어지는 자리에 함께 해준 형제, 자매들과 함께(중앙이 치엔허 형제)

댓글 1개:

  1. 오늘 새벽에 기도를 드리며 일본땅의 예배자들을 위해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제서야 이 글을 읽으며 다시한번 이 시대에 참된 예배자를 찾으시는 하나님의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듣게 됩니다.
    이 대만 땅 가운데서도 예배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모든 걸음들을 축복하시고, 가정 가운데도 주의 주신 평안이 있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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