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3일 목요일

2010년 한해를 마감하며

2010년! 그 한해가  우리에게 선물한 것

2010년은 두번째 텀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였다. 2009년 9월1일에 동경에 도착해서 새로운 개척의 생활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인 사역의 시작은 예배가 시작된 2010년 1월이라고 생각한다.

예배 - 가정교회
1월10일, 닛포리화인교회의 주일예배가 시작되었다. 예배공동체는 가정교회로 우리집에서 시작되었다. 건물이 아닌 사람이, 프로그램이 아닌 만남(하나님 만남, 사람을 만남)이 중심이 되는 예배로 모이기 시작했다.

가정교회의 형식으로 모이는 모임은 우리에게 낯선 시도였지만, 지난 한 해를 돌아볼 때,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가장 좋은 점은 형제, 자매들이 대부분 처음 믿는 사람들인데, 집에서 모이니, 교회가 예배당이 아니라, "모임"이라는 점이 매우 강하게 마음에 각인이 되었다. 집에서 모이니, 다들 교회는 곧 가정이라는 자연스러운 교육이 되었다. 그리고 누구나 자기 집이 있고 가정이 있음으로 교회는 언제나, 어디에서나 시작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여기서 현대사회에서 교회 개척의 가장 큰 어려움인 재정과 인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올 해 세례를 받은 한 형제가 자기도 중국에 돌아가면 이런 모임은 할 수 있겠다고 머뭇거림 없이 고백하곤 한다. 교회의 존재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되지만, 교회의 탄생을 너무 어렵게 해서도 안된다.

이 부분에 있어서 한국 분들과 중국 분들이 많이 다르다. 대부분의 한국 분들은 우리를 보면, 아직 고생 중인 개척 교회로 밖에는 보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집에서 모이니 그렇다는 것이다. "고생하시면 좋을 날 올 것 입니다. 어서 사람이 늘어 밖으로 나가셔야지요? 부흥하셔야지요!" 모두가 선한 의도의 말이요 축복이지만 우리 교회를 잘 들여다 보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집에서 모이지만 이 자체로 온전한 교회요, 이미 좋은 날이 온 교회다.

교회의 표지를 무엇으로 볼 것인가? 문제인데, 나는 올 한 해 섬기면서 하나님이 우리 교회가 분명한 교회 표지를 가졌음을 보여주셨다. 그 표지 중에서 몇 가지만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는 전도가 일어난다. 지금 10여명이 모이는데, 반 이상이 생전 처음 교회라는 곳에 온 사람들이요, 예수의 이름을 믿은 사람들이다. 성도의 교제가 있다. 서로 사랑이 있으며 사랑한다. 변화가 있다. 형제, 자매들의 삶에 변화가 있고 인생의 가치관이 바뀌었고 바뀌어 가고 있다. 또한 예배 중에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난다. 예배하면서 사람들이 은혜를 누린다. 한 부부는 예배에오면서 싸우고 온게 분명한 모습을 보였다. 같이 와서는 따로 따로 들어오고, 언행이 불편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일예배 드리고, 식사하고 그러면서 자기들끼리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그들을 붙들고 특별 상담을 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그들의 감정은 함께 하는 모임 중에 해결되고 변화되었다. 성령의 역사다. 이 정도면 충분한 교회의 표지들이다. 많은 한국 분들이 교회=예배당인 반면에, 중국 사람들은 가정에서 모이는 모임을 교회로 그대로 인정한다. 선입관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교회를 다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전도 - 관계, 삶의 터전 테두리에서 시작
그리고 전도가 시작되었다. 전도는 우리가 다니는 일본어 학원의 클래스메이트들이 대상이었다. 그리고 슈퍼, 학교를 오가는 길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었다. 삶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전도 대상이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 우리 교회에 왔다. 동네 앞길에서 길 가다가 만난 형제, 반에서 같이 공부했던 클래스메이트들이 초청을 받았고, 모임에 왔다. 그리고 세례도 받고, 예배도 나왔다.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

공동체 - 함께 살아가며 삶을 나누는 공동체
이 부분은 따로 글을 쓸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간단히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2010년 10월 말부터 한 중국 형제를 식구로 받아들여 한 집에 함께 살게 되었다. 이런 저런 언급할 일이 많지만, 결론적인 것만 얘기하면, 우리는 함께 삶의 놀라운 축복을 누리고 있다. 형제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다. 여러 면에서 서로에게 축복이 되었다. 함께 살아가는 것은 서로에게 삶을 더욱 절제하고 풍성하게 했다. 우리 아이들은 삼촌을, 우리는 아들을, 형제는 가정을 얻었다. 이런 것들은 일본에서 가장 필요하면서 결핍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 동거하며 그것을 얻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또 한 가지 사실을 확신했고 도전하려고 하고 있다. 형제, 자매과 함께 함이 하나님의 기쁨이 된다는 것이다. 이 함께 함은 삶을 함께 함이요, 삶을 함께 하려면 가까운 곳에서 같이 살아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형제와의 동거가 우리에게 일종의 사역적 사인을 주었다. 우리 뿐아니라 다른 형제, 자매들도 함께 함이 축복임을 옆에서 지켜 보았다. 이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서, 올 봄에 몇 몇 자매들이 우리 근처로 이사온다. 마침 진학을 위해서 이사도 필요했고, 기왕이면 교회 근처로 와서 함께 함이 복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 복은 한 번 더 보고, 한 번 더 식사하고, 한 번 더 함께 기도할 수 있는 복을 의미한다. 같이 살면 사랑을 주고 받을 기회가 몇 배로 증가한다. 전화나 말이 아닌, 얼굴과 얼굴을 맞대로 실제로 함께 할 기회가 많아 진다. 이런 공동체적인 면에서도 기대가 되는 2011년이다.

하나님이 붙여주시는 사람들
동경에 올 때,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왔다. 뭐 이름을 안다거나, 이전에 소개를 받았다거나 한 사람들은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직접 만나, 교제하고 신뢰가 생겼던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지난 한 해간 하나님은 우리에게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하셨다. 그 중에는 중국 분, 일본 분, 한국 분들이 있다.

한 자매는 한국에서 유학을 왔는데, 파송교회에서 온 자매라 우리 교회를 자기 교회처럼 돕고 섬겨준다. 그리고 한국 분들 중에서, 몇 몇 분들은 사역적으로 함께 하는 동역자가 되어 주셨다. 이분들은 그야말로 하나님이 보내주신 사람들이다. 동네 이웃인 한인 성도들(우리는 거의 한인 교회랑 관련이 없는데도)을 이런 저런 계기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분들이 중국인 사역을 돕고 싶으셔서, 자발적인 헌신들을 해 오셨다. 그래서 중국인 사역에 쓰라고 쌀, 김치, 빵 등을 정기적으로 보내오는 분들이 생겼다. 놀라운 일이다. 이 분들은 동경오기 전에 예상도 못했던 분들인데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천사들이다. 이 분들의 존재 자체가 큰 위로가 된다. 지난 한 해간, 하나님은 자신이 놀라우신 만남의 주관자요 그의 천사를 보내시는 분이심을 가르쳐 주셨다. 달랑 여행가방 두개 들고 왔는데, 이렇게 풍성하게 채워 주시다니 감격스럽다.

새로운 사역의 영역들
동경에 오면서, 그전에 하던 사역중에서 중단된 사역도 있고 새로 시작된 사역도 있다. 이는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지역의 지역적 특성과 지금이라는 시대성과 관련이 있다. 동경은 국제적이며 교통이 발달된 도시다. 그래서 동경으로 오면서 우리의 사역도 그런 면에서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먼저는 우리가 OMF라는 단체의 파트너로 일하면서(우리는 GP선교회의 정식멤버다), OMF내 Diaspora팀에 속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이 팀은 전 세계에 흩어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역한다. 이들과의 네트워킹은 우리의 사역을 조금 더 폭 넓고 깊이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또한, 동경을 방문하는 전 세계로부터의 방문자들로부터, 때에 따라 배우고 교제하고 방문하며 만나는 기쁨과 유익을 동시에 누리고 있다. 지난 한해간, 오시는 손님들을 통해서, "성경통독", "coffee break" 등을 접하고 배웠고 유익하게 사용하고 있다. 또한 내가 속한 GP선교회가 일본지부가 설립되었고, 이 활동을 통해서도 여러가지 배우고 있는 중이다.

말씀생활의 축복
금년에 새로 도전받고 시작한 것이 말씀 통독이다. 지난 9월말에 시작해, 12월에 한글 성경 일독을 마쳤다. 새롭고 귀한 시간이었다. 전혀 들여다보지 못한 성경의 미답지를 걸어 보았다. 이 은혜를 기초로, 금년에는 세달에 한번, 총 네번의 성경통독을 하고자 한다.

또한 통독을 기초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통전적인 중국어 설교를 해 나가고 있다. 창피한 얘기지만, 칠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어 레위기 설교를 해보았다. 전하는 자나 듣는 자 모두 유익한 시간이었다. 2010년은 통전적 설교의 시작이 감사한 한 해다. 2011년에는 이 통전적 설교를 더욱 충실하게 해나가고자 한다.

영적인 축복
우리 집 옆에 86년된 한인교회가 있다. 이 교회가 우리의 축복이었다. 한인교회에 있는 새벽기도회와 금요기도회는 나와 아내의 영성에 큰 도움을 주었다. 영성은 기도해야 산다. 기도는 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습관은 강제성과 훈련을 통해서 형성된다. 집 옆의 한인교회의 존재는 우리에게 매일 기도하는 훈련을 할 기회를 주었다. 계속 새벽 기도에 나가면서 그 교회 분들이 비록 그 교회 사역자는 아니지만, 내가 선교사요 목사라는 것을 알게 되셨다. 이 앎이 나에게는 선한 강제성을 유발시켰다. 좀 힘들어도 매일 일어나 기도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도생활은 나의 영성에 활력을 공급해주었다.

하나님과 사람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참으로 많은 한 해였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 새롭게 알게 되고, 경험한 것도 선물이요. 사람들을 알게되고 친구요 동역자로 얻게 된 것도 큰 선물이다. 아마도 빈 손이으로 온 곳이라 더 베풀어 주신 것 같다. 사실, 베풀고 주려고 온 선교지인데, 많이 받아서 더욱 빚진 자의 심정이 되었다. 이 마음을 안고 2011년을 새로이 시작한다.

2011년의 도전들
금년에는 지속적인 가정교회, 교회 공동체 개척이 가장 중요한 이슈다. 이를 어떻게 번식하는 건강한 공동체로 나갈 것인가? 또한, 지금 형제, 자매들 중심의 제2, 제3의 공동체를 개척할 것인가? 가 숙제다. 또한 그 과정 중에 우리 형제, 자매들과 어떻게 생활 공동체를 이루고 제자로 자라날 것인가? 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삶을 통한 제자훈련에 역점을 두고 있다.

행사적으로는 겨울에는 "동아시아 기독청년 대회"를 통해, 동아시아 한,중,일 청년들을 통한 평화의 복음, 화해의 복음, 선교의 복음을 추구하게 된다. 이 행사는 이미 2011년 1월2일-3일에 있었다. 여름에는 첫 "동경 중국인 수양회"가 개최된다. 이를 통해 복음 전도와 선교 도전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적인 가꿈이다. 즉, 기도, 말씀생활에 더욱 전무하기를 기도한다. "우리는 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것을 전무하리라 하니"(사도행전6:4). 또한 모든 것을 행함에 있어서,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함이 근본 동기가 되기를 기도한다.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여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누가복음10:27)。아멘!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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