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6일 금요일

동역자들과 만남, 그리고 헤어짐

오늘(12월7일) 24년간 일본에서 선교사로 사역하신 한 선배 선교사님(대만인) 부부를 만나 교제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 분들은 24년전 OMF선교사로 일본에 오셨고, 최근 십여년간은 대만의 한 교회에서 파송을 받아, 동경에서 중국인 교회를 개척하셨던 분이다. 이제 이 분들이 지난 일본 선교사 생활을 마감하고 이제 새로운 사역을 위해 대만의 파송교회로 되돌아가신다.

송선교사님 부부는 우리와 인연이 많은 분들이다. 우리 가족이 처음 일본 홋카이도에 도착해서, 막 중국어 예배를 개척하고 본격적인 중국인 사역의 첫 스타트였던 제1회 "홋카이도 중국인 수양회"에 강사로 모셨던 분들이다. 2005년 이 분들이 강사로 오셨던 수양회는 우리에게 일본에서 중국인 사역의 기대와 희망을 보게 했던 수양회였다. 강력한 성령의 역사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왔다. 형제, 자매들이 마음이 치료되고 회복되었다. 그리고 이 분들은 부부가 함께 사역하셨다. 목사님이 명확하고 인격적인 말씀 증거를 하셨다. 그리고 이어서 사모님이 부드러우면서 강한 터치가 있는 기도 인도로 사람들의 영혼을 뒤흔들어 놓았다. 나는 중국인 사역자들의 이런 면이 참 좋다. 부부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모임을 인도한다. 서로 주어진 은사를 마음껏 사용하면서, 보완해 준다. 말 그대로 동역이다. 중국교회는 여성 리더쉽에 있어서 우리보다 많이 앞서 나가고 있다.  

2005년 제1회 홋카이도 중국인 수양회(송목사님 부부-중앙)
2013. 5. 동경 중국인 전도대회
2013. 12. 동경에서 송별 만남
2005년수양회 동역이 있은 후, 이 분들은 동경에서, 우리는 삿포로에서 자신의 사역에 전념했다. 2008년에 내가 동경 출장의 기회가 있어서 동경에서 한 번 뵌 적이 있긴 하지만, 거의 연락을 못드리고 지냈다. 그 후 송목사님이 심장 대수술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목사님은 심장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몇 년을 보내셨다. 이로인해 가족들과 교회도 힘든 시기를 보내셨다.

2009년 우리 부부가 사역지를 동경으로 옮긴후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쉽게 찾아 뵙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올해 들어 중국인 연합 전도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송선교사님 부부를 뵙게 되었다. 목사님은 여전히 겸손하시면서도 품위가 있으셨고, 사모님또한 열정적이셨다. 어려운 점들도 있어 보였다. 목사님은 몸이 많이 여위셨고 건강이 눈에 띄게 약해지셨다. 목사님은 수술 후유증을 겪고 계셨다. 그렇지만 다행히 위험한 시기를 넘기셨고 건강을 많이 회복하고 있는 중이셨다. 그리고 이 기간을 지내면서 사모님과 자녀들이 사역자로 든든히 서게 되었다.

우리는 이 대선배님들과 함께 기쁘게 2013년 5월 동경 중국인 전도대회를 섬겼다. 아픈 몸이심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열심히 겸손히 동역해 주셨는지 모른다. 나는 이런 중국인 대선배님들이 너무 좋다. 대 선배님 부부가 손수 전도대회에서 안내를 섬겨주시고, 결신자 섬김이로 봉사해 주셨다. 나이가 지긋한 대선배님이, 한 교회의 담임목사님이 그렇게 하신다. 선교사 답고 본 받고 싶다. 대회를 전후로 아내와 함께 이 분들을 다시 찾아 뵙고 개인적인 교제와 기도의 시간도 갖을 수 있었다. 많이 배우고 도전 받고 격려 받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최근 이 분들의 일본 사역 마무리와 대만 귀국 소식을 듣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소식이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소중한 동역자요 선배 선교사님 부부 이 땅을 떠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섬기던 교회는 문을 닫고 사역을 종료하게 된다고 들었다. 우리 부부는 송선교사님 부부를 직접 찾아 뵙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는 목사님의 건강이 일본에서의 사역을 감당하기에는 버겨운 상황이었다. 이 상태로는 계속 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파송교회에서 본국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역의 길을 열어주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배려가 있었다. 아쉽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감사함으로 함께 기도했다.

올해 들어와서 동경에서 함께 일하던 세 가정의 중국교회 사역자들이 떠나갔다. 지난 6월에는 사이타마의 한 중국교회의 이목사님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홋카이도에 있을 때, 수양회에 오셔서 함께 은혜를 나누었던 분이시다. 이번 동경 중국인 전도대회 때에도 참가 하시고 지지를 아끼지 않으셨던 분이시다. 아직도 이 분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박 목사님 어떤 일이든 이야기하세요! 제가 섬기겠습니다." . 대회가 끝난 후 한 달이 조금 지나 이 분의 투병 소식과 소천 소식을 들었다. 오래전 치료되었던 암이 재발했던 것이다. 장례식에 참석해 어린 수양 딸(싱글이셨다)과 노부모님을 뵙고 가슴이 너무 아펐다.

그리고 또 한 분의 동역자가 잠시 일본을 떠나게 되었다. 사랑하는 위선교사님 부부다. 우리 부부가 동경에서 연합 중국인 사역을 시작할 때, 하나님이 가장 가까이에서 동역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분이다. 중국 상해 출신으로 일본 유학 경험이 있으시고, 캐나다에 정착해서 사시다가 부르심을 좇아 일본에 선교사로 오셨다. 요도바시 교회의 중국인 예배를 책임 맡아 섬겨 오셨다. 얼마나 겸손하게 연합사역을 섬겨 오셨는지 모른다. 옆에서 이 분의 열정과 순수함, 온유함을 하나님이 축복하시고 받아 주시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그런데 위선교사님에게 희귀성 폐질환이 발병했다. 올 초부터 오랜 기침으로 고생했는데,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일이 자주 발생했고, 체중이 지속적으로 줄어 드는 가운데 병원 검사를 했다. 그리고 희귀성 폐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암이 아니어서 천만 다행이지만, 치료를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과 안정이 요구되었다. 이제 부득불 일단 3개월간 캐나다로 귀국 하신다. 아직 적절한 약을 찾지 못해서, 앞으로 치료에 얼마나 기간이 걸릴지,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속히 완쾌 되셔서 돌아오시기만을 바라는 맘뿐이다.

2013. 5 동경 중국인 전도대회(위선교사님-상단, 사모님-아래 중앙)
재일 중국인들을 위해, 주께 더 많은 동역자를 구했는데, 있던 소중한 분들도 한 분씩 (잠시) 일본에서 떠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착찹한 심정이다. 그렇지만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님의 인도하심, 허락하심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님이 이 분들을 그 옛날 허드슨 테일러를 병으로 말미암아 본국 영국으로 보내, 중국 내지 선교회를 창립케 하시고 중국선교의 새로운 지도를 그리게 하신 것처럼, 인도하고 계시다는 영감을 받았다. 한 가족은 북미 캐나다에서, 또 한 가족은 대만에서, 그리고 또 한 분은 천국에서 일본에 있는 중국인들을 응원하신다고 생각하고 믿는다.

그래도 헤어짐은 여전히 "떠나는 이들에게는 마침표, 남아 있는 이들에게는 물음표"다. 남아 있는 우리들에게 아쉬운 맘은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제 다가오는 겨울도 내년 3월쯤 되면 다 지나 간다는 것을 명제적으로 알고는 있지만, 겨울의 찬 바람을 다 맛보아야만 실제로 겨울이 가는 것을 알기에 마음이 춥다.

마음을 추스리고 기도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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