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열방 사이에 판단하시며 많은 백성을 판결하시리니 무리가 그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지 아니하리라"(이사야2:4)
"他必在列国中施行审判, 为许多国民断定是非。 他们要将刀打成犁头, 把枪打成镰刀。 这国不举刀攻击那国; 他们也不再学习战事"(以赛亚书2:4)
대회에 대한 스케치
2012년 1월1일-3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동경 닛포리의 동경복음교회 예배당에서, 총 인원 46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회 동아시아 기독청년대회"(이하, 동아시아대회로 약칭)가 개최되었다. 주제는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며
(시
85)"였다. 이 동북아시아의 세 나라, 한국, 중국, 일본에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기까지, 기독청년들이 함께 모여 기도, 찬양하고, 예배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성경공부를 같이 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게임, 교제의 시간을 누리고, 이 세 나라의 음식문화를 함께 즐겼다. 특히, 동아시아인들이 함께 즐기는 만두와 라면을 가지고 했던 요리대회 이벤트는 대회의 흥을 돋구어 주었다. 때론 재미있게, 때론 심각하게, 때론 웃으면서, 때론 울면서 동아시아 삼국의 청년들이 시간을 같이 보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동아시아 삼국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제2회 대회의 특징
제2회의 대회가 갖는 특징은 세 가지 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참석자들의 인식과 자세의 성장과 변화, 대회를 전후좌우에서 돕는 새로운 동역자들의 등장이다.
첫째, 참석자들의 인식과 자세에 있어서의 성장과 변화.
참석자들의 인식은 몇 몇 형제, 자매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끼고 정리하게 된 것인데, 동아시아대회가 제2회를 맞이하면서, 참석하는 각 국의 청년들에게 그저 "흥미롭다, 감동적이었다"를 넘어서는 "동아시아 기독 공동체로서의 의식 혹은 정체성"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했던 형제, 자매들은 참석하면서, 다른 언어, 문화, 의식을 가진 기독청년들과의 만남, 교제, 그리고 예배에서 천국을 가까이 느끼게 되고, 그 다민족(多民族)이 어우러진 천상(天上)의 교제와 예배를 맛 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회에서 알게 된 개개인들이 서로의 facebook을 넘나들며 관심과 애정을 표시하는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언어와 삶의 분주함이라는 장벽이 관심과 애정을 견고히 막아섰었는데, 금년에는 이 장벽을 조금씩 넘어설 수 있게 하는, 조금 더 강한 관심과 애정의 징후들이 대회 참석했던 동아시아 청년들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 동아시아대회가 추구하는 "친구되는 공동체"로서의 출발이 눈에 띠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동아시아대회에 참석하는 각국 청년들의 서로에게 일생토록 지속되는 좋은 친구되기를 소망한다. 평생 서로를 알아가고 챙겨주고, 상대편의 입장에 서주는 그런 죽마고우(竹馬故友)가 되기를 기도한다. 이런 작지만 끈끈한 사랑의 관계로 이루어진 공동체가 사랑의 공동체요, 사랑의 공동체만이 정의와 평화의 공동체로 전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새로운 동역자들의 등장.
동아시아대회는 주로 한국의 예수마을교회와 닛포리화인교회가 같이 준비해 왔다. 그래서 준비가 간단하고 수월했다. 그렇지만 대회가 운동으로서의 확대 재생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동아시아 공동체에 관심있는 분들의 새로운 참석과 등장은 이 일이 하나님이 준비하신 일이요. 기뻐하시는 일이요. 사람을 유익하게 하는 일임을 확신케 한다. 조영헌 교수(고대, 역사교육과), 정준곤 교수(일본 ONE ASIA 재단), 이 대회의 대부격이신 이승장 목사님(예수마을교회 담임), 키요마사 아카시 목사님(로고스 펠로우쉽), 조한선 감독님(리얼리티 비전) 등의 직접적인 참여, 그리고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한국, 일본 분들을 챙겨보면, 동아시아 기독청년대회가 새로운 궤도 진입을 할 것 같다. 이 분들이 대부분 이 대회를 자기 일로 여기고, 주인의식을 발휘하여 적극적인 피드백을 주고 계시다.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힘이 붙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참여는 차기 대회를 위한 소중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 같다.
셋째, 동아시아 기독청년 공동체를 위한 헌신자들이 일어섰다.
이번 대회의 마지막에는 우리는 동아시아대회의 시작에 대한 역사적 접근을 talk식으로 나눴다. 그리고 이 위대한 공동체적 과업을 위해 사람들에게 도전했다.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헌신의 대열에 동참했다. 이들이 제2회 대회의 열매다. 이들 헌신자들을 주측으로 지금 대회 후속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료 정리, 비전 북, 영상 제작...등으로 시작한 헌신자 그룹의 이러한 봉사는 이제 대회의 준비와 진행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다.
남겨진 과제와 비전
이번 대회는 숙제같이 풀고 넘어가야 할 과제도 남겨주었다.
먼저는, 부족한 일본 청년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번 제2회대회 때에는 일찍부터 일본측의 참여를 위해 여기저기 줄을 대보았지만, 개교회 차원의 접근의 한계, 일본인 특유의 신중한 태도, 대회기간이 일본의 신정연휴와 겹치는 점들로 올해도 일본인 참여가 저조했다. 특히, 대표성 있는 청년들의 참여가 부족했다. 이 점은 내년 3차 대회부터는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다. 우선 내년 대회부터는 대회일정을 조정해 일본의 명절과 겹치지 않게 한다는 점, 한국에서 개최되어 참석자들에게 매력이 있다는 점,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일본측 창구를 더욱 개발하고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등의 방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둘째는, 한국, 중국, 일본의 역사와 현재의 삶이 하나님의 빛으로 조명되는 일이다.
진정한 자신에 대한 발견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보는 것이다.(이사야6:5). 우리 삼국의 청년들이 모여 성경공부하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예배하는 과정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그리고 공동체적으로 역사와 삶에 대한 하늘로부터 오는 조명을 받아야 한다. 그 거룩하고 절대적이고 완벽하시고 찬란한 그 분의 빛 앞으로 함께 나아가 우리를 적나라하게 보게 되고, 다시 무너진 관계의 벽돌을 쌓아 올리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성령의 감동으로 말미암은 자발적 의지의 결연한 발동으로 말이다. 우리는 지난 두 번의 대회를 치르면서 이를 위한 좋은 사전 작업들을 해왔다. 이제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남은 일년간 차근 차근 이 일을 해야 한다.
셋째는, 이제 우리는 "동아시아 기독공동체"라는 물고기를 얻기 위한 좀 더 조밀한 그물 망을 짜내는 일을 해야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헌신한 청년들을 준비과정과 진행과정에 중심으로 가져와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부터 일년간 준비의 기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유지하고 있는 개인적 네트워킹에 의한 대회 준비와 대회 개최의 틀이, 조금 더 한,중,일 청년들(대만, 홍콩을 포함한)의 대표적인 성격을 담은 네트워킹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른바 대표적인 기독청년 단체들(일본의 KGK, 한국의 학복협...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대외협력은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이 대회가 이벤트성 대회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참석자를 발굴할 때,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해 생각과 관심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초청해야 한다. 자료의 정리 뿐아니라, 차기 대회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도 이루어져야하고, 이 그림을 토대로 프로그램과 강사, 대회 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날실과 씨실이 촘촘히 이어지면 좋은 그물이 나올 것 같다.
새롭게 보게되는 비전은 다음과 같다.
비전은 한 개인의 비전이 아니라 전체의 비전이어야 마땅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을 취합해서 이곳에 정리하는 것은 별로 이 작은 글에 합당치 않기에, 여기서는 내 개인이 이 대회를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행하실 일들에 대해서 바라보고 꿈꾸는 비전을 적어본다.
나는 이번 대회에서 이사야 6장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전하면서 이 동아시아대회라는 사역은 그루터기 사역이요 거룩한 씨를 뿌리는 사역임을 깨닫게 되었다.(이사야6:13). 나무가 베임을 당해도 남아 있는 그루터기 처럼, 뿌려진 씨앗처럼 감당해야 할 사역이다. 인내와 믿음으로 감당할 때, 때가 되면 이사야2:4에서 언급한 무기를 바꾸어 생명을 살리는 도구를 만드는 일들을 능히 감당해 낼, 공의와 평화의 도구를 만들어내는데 일생을 걸, 늠늠한 동아시아 기독인들이 이 모임을 통해서 배출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들은 생명을 해하는 학문, 비지니스, 연구, 생업에서 돌이켜, 생명을 살리는 학문, 비지니스, 연구, 생업을 해 낼 것이다. 즉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어 낼 것이다. 내가 꿈꾸는 것은 칼을 든 전쟁의 영웅이 아니라, 그 칼을 쳐서 농기구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의 먹거리를 생산해 내는 농부같은 동아시아 기독청년들이다. 영웅도 전쟁도 칼도 필요 없는 정의와 평화의 동아시아를 열어 나갈, 쟁기든 농사꾼들이다. 생산적이고 창조적으로 함께 대지(大地)를 일구어 생명을 생산해낼, 호미 든 21세기 농사꾼들이다. 자기가 든 스마트 폰, 아이패드를 전쟁의 무기처럼 쓰지 않고, 대지를 일구는 농기구로 사용해, 함께 동아시아 대지에 생명 가득한 열매 맺고, 세계의 대지에 정의와 평화의 초장을 일굴 농부들이다.
내가 매일 우리 두 아이들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하며 기도하는 기도제목 중 한 가지는 이것이다. "하나님 희주가, 희원이가, 동북 아시아 리더쉽을 가지고 세계를 섬기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요!". 어려서 부터 한국, 중국, 일본의 경계를 수시로 넘나들며 살아 갈수 밖에 없는 우리 아이들을 향해, 내게 주신 하나님의 마음이다. 나는 이 기도를 이제 이 대회를 참석했고, 함께 헌신한 한국, 중국, 일본의 청년들을 위해서 이렇게 기도한다. "동아시아 리더쉽을 가지고 세계를 섬기는 사람들이 되게 하소서!". 나는 이 일을 섬기는 자리에 부름 받았다. 서구기독교이 점진적 몰락과 아시아 기독교의 점진적 부흥의 교차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동아시아 출신 선교사로서, 우리 다음 세대인 지금의 동아시아 기독청년들이 "동아시아 기독 공동체"라는 한 몸을 이루어서 "세계를 섬기는" 역사적 소명을 다 하기를 기도한다.
내년 2013년의 동아시아 대회는 한국의 제주도에서 치뤄진다. 두 번의 동아시아대회가 일본에서 열렸다. 동아시아 대회는 그 다음은 한국에서, 그 다음은 중국(중국이 사정상 어려우면 홍콩)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렇게 삼국을 돌면서 이웃에 대한 이해와 경험의 폭을 넓혀 갈 것이다. 특히, 제주도인 이유는 제주도가 관광특구로 중국 형제, 자매들이 비자문제 걱정없이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의 대회 개최는 참석한 형제, 자매들의 대회 집중도를 높여줄 수 있다. 그리고 한 층 더 깊게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아침에 시작해 늦은 저녁에 마치고, 모두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출, 퇴근식으로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변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숙박을 같이하는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내년 대회는 여러 면에서 대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