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7일 목요일

이사(移徙), 그 과정(過程)과 놀라운 하나님의 인도하심!

지난 9월11일에 이사했다. 이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사를 하게 된 몇 가지 이유에 대해서는 전에 글을 남겼다.
(참고:http://diachinese.blogspot.com/2011/09/blog-post.html?spref=fb). 이사는 순적하게 마쳐졌고, 우리는 새 집에 잘 안착했다. 이사 과정 속에서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돕는 은혜가 많았다. 이사에 필요한 비용도 이런 저런 손길을 통해서 주께서 공급해주셨다. 그리고 새로 이사간 집은 우리 식구가 살기에 적합하고 따뜻한 집이어서 감사하다. 

이사를 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교회 예배처를 구하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집에서 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따로 예배처소가 없어도 되었지만, 이제부터는 이게 급선무였다. 당장에 예배장소가 없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서 기도하고, 그러면서 생각하다가, 한 곳이 떠올랐다. 닛포리역 근처에 있는 한인교회(이름:하비스트교회, 일반빌딩의 4층을 렌트한 교회)였다. 그 동안 그 앞을 지나다니기는 많이 했지만, 한 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던 교회이고, 그 교회의 목사님이나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교회였다. 그렇지만 위치가 너무 좋아서(닛포리 역에서 1분 거리, 교회있는 건물 앞으로 중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일본어 학교가 두 곳이나 있는), 한번 가서 주일에 한 3,4시간만이라도 빌려서 사용할 수 있게 부탁이라도 드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아쉬운 소리 잘 못하는데, 일이 급하고 꼭 필요하니 그 교회를 찾아갔다. 아내와 함께 하비스트교회 가서 예배스케줄을 보니, 그 교회는 참 예배가 많은 교회였다. 매일 한 번의 예배가 있고, 주일에는 세번의 예배가 있었다. 보통 일본의 한인교회들이 주일에 한, 두번의 예배가 전부인 것과는 다른 상황이었다. 예배스케줄을 보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기왕에 왔는데, 싶어서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하비스트교회는 미국에서온 한인교포 목사님이 개척한 교회였다. 한국인과 일본인으로 구성된 매우 활력있는 개척 7년차 교회였다. 그냥 문을 열고 들어선 나와 아내를 목사님(류 David)과 스텝들이 매우 환영해주었다. 그리고 우리의 사정을 듣고는 흔쾌히 예배당을 Share하겠다고 했다. 뿐만아니라, 본인들도 중국인들이 동경에 많은 것을 보고 사역적으로도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동참하게 되어서 기쁘다고 했다. 정말 뜻하지 않던 환대를 받았다. David목사님은 우리에게 현재 하비스트교회가 처한 상황을 설명해주셨다. 우선 당분간은 함께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현재 하비스트교회가 근처에 땅을 샀고 곧 예배당 건축에 들어가, 건축이 완공되면 새 장소로 이사를 간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두 가지 제안을 하셨다. 첫째는,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뛰는 놈 위엔 나는 놈, 나는 놈 위엔 붙는 놈이 있으니, 하비스트 교회가 새 건물로 이사갈 때, 같이  붙어가면 계속해서 예배장소를 Share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현재 하비스트 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예배당을 하비스트교회를 이어 계속해서 렌트해서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현재 예배당으로 셋팅 된 교회 인테리어나 기본적인 도구들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겠다는 말씀이셨다. 한 달 렌트비 30만엔, 관리비, 공과금 포함하면 40여만엔에 이른다. 겨우 13명정도의 학생중심의 닛포리화인교회로서는 직접 렌트하기에는 여러모로 힘든 장소처럼 보였다. 도저히 계산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처럼 속으로 픽 웃으며 생각했다. "우리는 단독 렌트 불가능하니, 붙는 놈 해야겠다". 사실 하비스트교회가 쓰는 장소는 렌트비만 빼면 모든 것이 매력적인 장소였다. 닛포리역에서 1분거리, 바로 앞에 두 개의 일본어 학교(학생의60%정도가 중국인)가 있는 점, 독자적인 사역을 펼칠 수 있는 점들은 큰 매력이었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 그런 재정적인 부담을 질 수 있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임으로, 나는 직접렌트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하튼 우리는 3개월에서 5개월 정도(하베스트교회가 이사가기 전까지) 예배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는 점만해도 크게 감사했다.

예배장소를 찾은 후, 형제, 자매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함께 한 번 보러갔다. 모두가 전철역에서 접근이 유리한 점 때문에 좋아했다. 그런데 장소를 보고온 날 저녁에 한 형제로부터 전화가 왔다. 왕형제인데, 형제는 오늘 장소가 맘에 무척들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장소같은데, 우리가 힘을 합쳐서 한번 단독으로 얻어보면 어떻겠냐? 고 의사표현을 했다. 결혼한 형제인데, 부인과 함께 그 동안 조금 모았던 것을 새 예배당을 위해서 헌금하고 싶고, 또 앞으로로 열심으로 그렇게 할테니 목사님도 한 일년간 힘을 함께 합쳐줄 다른 교회나 사람들을 찾아주면 어떻겠나? 하는 제안을 했다. 1년 안에서 자립하고 나면, 우리도 도움 받았으니 또 도움이 필요한 교회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그의 전화는 나와 아내에게 큰 기쁨이 되었다. 먼저, 형제, 자매들 사이에서 이런 의사표현을 하고 도전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큰 도전이 되었다. 집을 교회 장소를 쓸 때와는 뭔가 다른 헌신이 보여지기 시작했다. 

왕형제의 전화로 우리 부부는 좀 더 진지하게 하비스트 교회 예배당을 단독으로 얻는 문제에 대해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 다음날부터 나는 새벽기도회(집 근처에 있는 한인교회 새벽기도에 참석) 시간에, 장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묻고 찾는 기도를 추가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설교하시는 목사님은 분명 내 사정을 모르실텐데, 새벽기도 설교 중에 이렇게 말씀을 전했다. "돈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계획하고 행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하나님이 공급하십니다". 내게는 시기가 시기인지라 이 말씀이 심상치 않게 들렸다. 나에게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의 순간, 설교말씀을 통에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는 일이 여러번 있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새벽기도회에서 설교를 끝내신 목사님께서 잠시 내게 오셔서 집을 이사한 이야기를 물으시기에, 새로 들어가게 된 예배장소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드렸다. 그러자 그냥 한 마디 툭 던지셨다. "얻으세요!" . 미국에서 오래 계셨던 분이라, 별로 다른 사람의 일에 관여하지 않으시는 분이신데, 드물게 한 마디 하셨던 것이다. 이 한마디 강하게 와닿았다. 솔직히, 하나님 음성처럼 들렸다. 

가정교회를 지향하고 그런 틀속에서 선교적 방향을 잡고 나가는 우리에게 예배당 얻는 문제는, 그것도 많은 렌트비가 드는 장소를 얻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풀어야할 숙제가 있었다. 지금같은 경제위기의 시대에 적절한 전략인가? 가정교회 추구와 배치되는 것은 아닌가? 결국 외부의 도움으로 예배당을 얻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 형제, 자매들의 자발성, 독립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 이런 문제를 안고 기도하고, 대화하고, 생각해보면서, 나는 좀 더 넓고 긴 관점에서 예배당 렌트를 보게 되었다. 

이렇게 내 마음에 방향에 대한 하나님의 음성이 메아리쳐질 때, 새로운 예배당을 얻는 문제는 이미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며칠이 지난 토요일 오후, 새벽 교회 나가는 그 교회 조목사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혹시 새로운 장소 단독으로 얻는 것 결정하셨나요?" 묻는 전화였다. 나는 "금주 주일에 교인 전체회의에서 결정합니다" 했다. 그러자 목사님이 말씀하시기를, "혹시 얻게 되시면 말씀해주세요. 오늘 당회에서 결정했는데, 새 예배당 얻으시면 저희교회에서 앞으로 3년간 예배당 렌트비의 20% (10%는 교회에서, 10%는 장로님 한 분이 개인적으로)를 지원하겠습니다. 내일 회의에 도움이 됐으면 해서 말씀드립니다." 후원이나 지원에 대한 말씀 한 번도 드린적이 없는데, 하나님이 목사님의 마음에 말씀하시고 감동주시고, 교회 가운데 일해주신 것이다. 옆의 한인교회의 이런 결정은 우리 형제, 자매들을 고무시켰고, 이분들의 20% 지원 결정은 우리에게는 종자돈이 된 것이다.

10월9일 주일 예배후, 형제, 자매들의 회의를 거쳐, 현재 사용하는 하비스트교회의 예배당을 단독으로 렌트해 쓰기로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 그런 가운데 아는 한인 교회 집사님, 권사님 내외분이 10%를 동참하시겠다고 알려주셨다. 그리고 왕형제 부부도 10% 동참을 선언했다. 이로써 총 40%가 해결되었다. 우리가 제대로 주목도 못하는 사이에, 하나님께서 주도적으로 인도해가셨다. 10월14일에 전화 한통이 왔다. 아는 한국인 집사님이 점심이나 하자고 하신 전화였다. 정말 오랜만에 온 연락이었고, 그 분과의 식사는 처음이었다. 점심약속에는 그분과 친구분이신 일본어학교 이사장님이 나오셨다. 이사장님은 나도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긴 했다. 동경으로 와서 아내와 내가 처음 몇 개월간 이 분이 운영하시는 일본어 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웠다. 이사장님은 기독교인이시고, 선교사들에게는 학비의 50%를 감면해주었다. 이 일본어 학원에서 우리는 현재 우리 교인의 대부분을 전도했다. 이분들은 우리 교회가 현재 이사를 하는 등 새로운 변화 가운데 있는 것을 알고 계셨다.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우리 교회가 새롭게 얻으려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고, 이사장님은 우리가 얻게 된 장소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시고, 한 번 가보고 싶어하셨다. 장소가 가까웠기 때문에 식사후 바로 방문했다. 그 장소를 여기저기 살펴보던 이사장님은 하루 시간을 갖고 기도하고 생각해본 다음, 다음날 전화하자고 하셨다.

다음날 이사장님과 통화가 됐다. 통화에서 이사장님은 한 가지 제안을 하셨다. 우리가 얻으려는 장소를 학원에서 주중에 교실로 같이 사용하고, 교실 사용료로 교회에 부족한 렌트비 부분을 돕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보다 더 좋은 제안이 있을까? 나머지 50%의 렌트비가 채워진것은 물론이거니와 만일 그렇게 된다면, 매일 매일 중국학생들이 우리 교회 예배당으로 수업을 받으로 오게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많은 중국인 학생들을 접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멘! 할렐루야! 가 절로 나왔다.

재정후원에 관한 요청서를 써서 보내기도 전에 90%가 채워진 것이다. 장소 얘기가 나온지 3주만이다. 내가 주도적으로 한 것이 하나도 없고, 도와 달라고 사람을 설득하지도 않았는데, 하나님이 일을 주도적으로 끌고가셔서 3주만에 끝을 내셨다. 돌아보면 어안이 벙벙하다. 순식간에 이루신 일이라 말이다.

하나님께서 왜 이렇게 인도하셨을까? 몇 가지 결론이 나왔다. 이것은 지금 우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이 곳을 사용하셔서 하실 일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준비하고 쓰임받아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이 장소에서 만나게 할 사람, 부르실 사람, 양육하실 사람, 이곳을 통해서 선교사로 파송하실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하실 하나님의 일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옷깃을 여미고 기도하고 준비하게 된다.

교회 모임장소에 관련해서 몇 가지 기도제목이 있다.

  --- 당신의 기도는 우리의 힘, 양식, 생명입니다. ---

1. 하나님의 뜻에 맞는 장소 사용 디자인을 하도록
2. 새로운 이전을 계기로, 교회전체가 새로운 궤도에 진입하는 계기가 되도록
3. 영혼구원, 제자양육, 선교사 파송의 장소가 되도록
4. 장소 인수와 관련된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의 얼굴 뵙도록
5. 바로 앞에 위치한 두 곳의 일본어 학교에서 큰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도록(도전과 아이디어)


<후기>
위의 글에 기록된 대로 일이 이루어진후, 두 가지 변동상황이 발생했다.

첫째, 최근 조사결과 내년 일본어학원의 학생수가  예상외로 많이 줄어서 학원이 예정대로 저희 장소를 교실로 렌트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이다.

둘째, 건축이 생각보다 늦어져서, 현재 장소를 사용하고 있는 하비스트교회의 이사가, 2012년 1월에서, 4월중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닛뽀리 화인 교회가 장소를 단독으로 사용하게 되는 시점도 늦추어질 예정이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로서는 감사할뿐이다. 생각도 못했던 부분에서 하나님이 도전할 수 있도록 마음을 주셨고, 길을 열어주셨다. 또한 그 분의 뜻을 보여주셨다. 따라서 약간의 돌발상황이 일어나더라도 걱정이 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더욱 기도하고 준비할 따름이다.



하나님이 새로 주신 곳에서 예배를 마치고


새로운 장소에서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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