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일 수요일

GP선교회 일본 지역대표 사역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한국의 한 선교단체인 GP 선교회의 정회원이다. 이 단체를 통해서 훈련받고 파송 받아서 지금까지 9년을 사역했다. 동시에 일본에서의 디아스포라 중국인 사역이라는 특수한 이유로 국제단체인 OMF라는 단체의 협력선교사로 함께 일해 왔다. 그리고 일본지역 GP 소속 선교사가 늘어남에 따라, 3년전에 GP 선교회 일본지부가 결성되었고, 당시에 이런 저런 이유로 내가 이곳 지역 책임자(FD: Field Director)로 선출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3월27일에 3년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GP 선교회는 한국에서 탄생한 자생단체다. 즉 외국에서 들어 온 국제단체가 아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전에는 그런 점들을 느끼긴 했지만 피부에 와닿는 깊은  인식을 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마치 군대의 소대장과 같은 일선의 지역 책임자를 맡아 섬기면서 선교단체가 어떤 곳인지? 어떠해야 하는지?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통이 무엇인지? 리더가 가져야할 공적의식, 분별력, 책임의식이 무엇인지? 그런 것이 없을 때 오는 일반대중이 겪는 고통이 어떠한지? .....등등. 수 많은 의문과 생각의 터널을 지나왔다. 답을 얻는 것도 있고, 아직 얻지 못한 것도 있다. 답의 유무와 상관없이 그런 면에서 생각이 다져진 시간이었다. 

지역 리더로 섬기던 3년간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다. 
GP의 일본지부가 처음으로 시작되어서 걸음마를 떼고, 한 걸음, 한 걸음씩 해서 3년을 걸어왔다. 그리고 3.11 대지진, 해일, 방사능 사고라는 위급상황을 경험했다. 나뿐 아니라 함께 하는 선교사들과 그의 가족들이 어떻게 충분한 보호를 받으면서, 지혜롭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을까? 긴급하게 결정하고 행동해야 했던 숨가쁜 시간이었다. 나름대로 생각하고 대처했지만, 단체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 것은 아무도 해를 당하지 않고 지나 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리더로 섬기는 기간 중에 의미 있었던 것은, 새로운 선교사 두 유닛(한 가정과 한 유닛)의 일본 정착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이다. 입국전의 준비에서 부터, 입국, 정착, 언어훈련, 현지 서바이블 등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섬길 수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나,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우리 가정이, 귀한 두 유닛이 일본이라는 땅에서 선교사로서 살아가는 자리매김을 하는데 징검다리가 되었다는 것은 지난 3년간 리더라는 자리에서 가졌던 가장 의미 있는 일이다. 과정 중에 있을 때는 정신없이 지나와서 잘 몰랐는데, 마치면서 돌아보니 이 점이 가장 뿌듯하고 감사하다. 이 분들을 축복한다. 더욱 힘 있게 일본에서 자리잡고 주님께 붙들려서 쓰임받는 도구가 되시기를 기도한다. 

나 자신의 부족함으로 인해서, 지혜롭지 못함으로 인해서, 능력의 부족함으로 인해서, 헌신의 가벼움으로 인해서 리더로 섬기기에는 힘이 부친 적이 많이 있었다. 팀 원들을 위한 좋은 서비스, 그리고 팀 원들의 업그레이드를 섬기고 싶었는데, 팀원들에게 보통의 서비스만을 공급하다가 3년을 마무리한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동시에 나 자신의 모순과 조직의 모순을 연속해서 발견해 가는 시간이었다. 그런 모순중 뭐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한 것은 없지만, 몇 가지 중요한 것은 배웠다. 그리고 나의 고민과 관심이 좀 더 타인과 더 넓은 조직으로 넓혀졌다.

마지막 모임인 2박3일의 연례지역 회의를 마치면서 참 많이 감사했다. 완주할 힘도, 의지도 박약했는데 주님의 이 사람, 저 사람, 이 방법, 저 방법으로 완주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해주셨다. 주님은 중간 쉼표보다 이렇게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것을 좋아하시는구나! 감사! 감사! 감사! 

사실 이 모든 3년의 과정중에 가장 수고했고 칭찬받아 마땅한 사람은 아내 송수아 선교사다. 나는 많이 무심한 사람인데, 아내가 멤버들에게 많이 관심갖고 마음을 다해서 섬겨주었다. 나는 자주 낙심하고 마음을 접을려고 들었는데, 아내가 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좋게 좋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아내가 고맙다.

마지막 모임을 마무리하고 조용히 집에 앉았는데, 아내나 나나 꼭 둘째 텀을 다 마치고 거의 안식년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마음이 많이 가벼웠다. 보직 없는 평선교사가 이처럼 좋구나!!

GP Japan 2013 AFISCO (연례 지역 전략회의)